과외 이야기2

친구가 숨고로도 과외를 구할 수 있다고 하길래 숨고를 이용해본 후기를 쓴다. 예전에 썼었는데 뭘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ㅇㅇ님의 과외 요청서가 도착했습니다.‘ 하고 뭐가 오긴 많이 왔었는데 그냥 지웠었던 기억이 난다. 김과외는 원하는 학생, 학부모에게 과외 제안서를 보내는 것은 무료고 일정 등급 이상이 되면 제안서를 무한으로 골라서 보낼 수 있다. 혹은 학생, 학부모에게서 먼저 상담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 성사가 되면 15% 혹은 25%를 김과외에 지불해야 하는 구조이다.

숨고는 내가 서비스를 제공할 해당 분야를 설정해 놓으면 수업을 구하는 사람이 원하는 고수(예: 과외교사)에게 지정요청을 보낸다. 지정요청을 받은 건 나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 특정 과목 과외와 같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요청서가 간다. 단, 요청이 오는 범위는 미리 이동 가능 범위를 설정할 수 있어서 그 안에서만 요청서가 온다. 그러면 내가 그 요청서를 보고 선택해서 견적을 보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견적서를 보내기 위해서는 캐쉬를 충전해서 사용해야 한다. 이 때 ‘고수’로 등록한 사람이 캐쉬 충전을 위해서 돈을 지불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과외를 얼마를 받든 해당 과외비의 일부는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이 견적서를 보내는 데에만 돈이 든다. 바로견적이라는 시스템도 있는데 이건 뭐냐면 요청서가 오면 해당 요청서에 바로 견적서를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둘 다 사용해봤는데 요청서를 많이 받다보니 내가 원하지 않는 조건의 요청서도 꽤 있어서 앞으로는 바로견적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앱도 은근 사용자가 많아서 하루에도 몇 건씩 계속 요청서가 들어온다. 단점이라고 하면 ‘고수’로 등록된 즉 과외 교사로 등록한 사람이 김과외처럼 학생/학부모의 조건을 보고 먼저 견적서를 보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요청서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온 요청서에만 답장할 수 있다. 또 김과외처럼 온도 시스템이 없어서 매너없는 학생/학부모를 알아보고 거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랑 만나게 될지는 순전히 운이 된다. 김과외보다 더 많은 사람이 대화하다가 그냥 잠수를 탄다. 온도 시스템 유무의 차이인 것 같다. 나의 경우 대략 42000원 정도 사용했을 때 과외를 하나 구했다. 빨리 구해지기만 한다면 금액은 김과외보다 저렴할 수 있어서 그 점에서는 나은 것 같다. 그리고 숨고의 경우 은근 대학 과목을 강의해주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유기화학, 생화학, 유학 중에 배우는 과학 과정에 대한 설명 등등 성인들의 요청서가 꽤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과외를 하면서 얻은 것은 나의 말하기 실력ㅋㅋㅋ에 대해 성찰하게 된 것이다. 가끔 하고 싶은 말을 너무 빨리 해버려서 발음이 뭉개지는 경우도 있고 어떨 때는 말을 더듬을 때도 있다. 가끔 발음이 뭉개지는 것은 진짜 고치고 싶은 부분인데 내가 의식하면서 그렇게 안 하도록 노력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중간에 잠수타는 사람이 많아도 그냥 그러려니하는 좀 더 강한 정신력을 갖게 됐다. 그리고 아무리 과외할 것처럼 보여도 돈이 입금되기 전까지는 과외가 성사된 것이 아니다. 과외교사 여럿을 두고 계속 재다가 결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범과외를 했는데 당일에 연락이 오지 않는다면 성사가 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안하면 그냥 문자로 얘기해주면 기다리지 않을 수 있는데 성사가 되지 않았을 때 연락주는 사람은 드물다.

그리고 똑같은 내용을 배워도 학생들이 이해하는 정도는 정말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느꼈다. 고등학생이라고 중학생보다 이해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성실한 것도 아니었다. 가장 가르치기 싫은 학생은 의지가 없는 학생이다. 내가 없는 의지를 만들어줄 순 없었다. 그런 친구들도 꼭 억지로 공부를 해야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모두가 공부를 할 필요는 없고 다른 길을 찾은 뒤에 열심히 살면 되는 게 아닐까ㅎㅠ 나는 돈을 벌 다른 방법을 찾으면 과외를 그만하고 싶다. 학원 강사, 교사를 꿈꾼 적도 없고 과외가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는다. 과외를 하는 것에서 의미와 보람을 별로 찾지 못했다. 다른 일을 찾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하겠지만 졸업 전까지 그만둘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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